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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사주사 맞고도 끝까지 젖 물린 어미소 모정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1.01.19 조회 2,370


안락사주사 맞고도 끝까지 젖 물린 어미소 모정


최근 강원 화천군 사내면 명월리의 한 주민이 살처분 예정인 소에게 마지막 여물을 주다 눈물을 훔치고 있다.

최악의 홀로코스트(대학살)다. 어미소와 아기소가 나란히 서서 죽음을 기다린다. 커다란 눈망울이 오히려 더 슬프다. 지난해 11월 말 구제역이 발병한 이후 지금까지 220만마리의 애꿎은 생명들이 차디찬 땅 속에 몸을 묻었다. 이 땅에서 생명의 거주가 시작된 이후 이렇게 많은 목숨들이 한꺼번에 스러진 적이 또 있었을까. 생에 대한 애착과 미련, 슬픔. 그것은 말못하는 짐승들이라고 해서 사람의 그것과 다를 바 없다.

이는 죽음을 앞두고 보이는 동물들의 자식과 삶에 대한 처절한 연민에서 확인된다. 살처분 현장은 그야말로 사람과 동물의 거대한 눈물바다다.

며칠 전 강원도 횡성의 살처분 현장. 방역요원들이 소들을 안락사시키기 위해 근육이완제 ‘석시닐콜린’을 주입했다. 서늘한 주사바늘이 어미소의 가죽을 뚫었다. 어미는 이내 동공이 풀리고 다리에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태어난지 얼마 안된 그 어미의 새끼가 다가왔다. 가쁜 숨을 몰아쉬는 어미에게 젖을 달라고 보챘다. 제 한몸 가눌 기력 없는 어미소는 하지만 아기에게 젖을 물렸다.

 30초가 지나고 1분이 흘렀다. 안락사 주사를 맞으면 근육이 마비돼 호흡이 불가능해져 통상 1분 안에 숨을 거둔다. 하지만 어미소의 모정은 죽음의 시간을 지연시켰다. 힘이 빠져 무릎이 꺾이면서도 계속 젖을 물렸다. 결국 그렇게 2분이 지났다. 송아지가 주둥이를 뗄 때까지 어미소는 죽음의 문턱을 넘지 ‘않았다’. 새끼가 젖을 다 빨고나서야 비로소 몸을 옆으로 뉘었다. 시선은 새끼에게 고정한 채….

 엄마가 주는 마지막 식사를 한 송아지는 쓰러진 어미 곁을 계속 맴돌았다. 하지만 엄마 잃은 슬픔은 오래가지 않았다. 새끼소도 이내 엄마를 따라가야 했기 때문이다. 방역요원들의 눈가가 젖어들었다.

지난해 말 강원 원주 한우농가 살처분 현장에서는 이런 일도 있었다. 방역요원들이 안락사 주사를 놓기 위해 송아지에게 다가서자 어미소가 가로막았다. 말 못하는 짐승이라도 사약인 줄 알았을까. 애처로운 눈빛으로 송아지를 다리 사이에 품으며 제 새끼를 지키려했다. 송아지에게 약물을 주입하자 어미소가 먼저 졸도하는 일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18일에는 사슴 2마리가 살처분을 피해 동반탈주를 시도한 일도 있었다. 경기 고양시 한 사슴농장에서 사육중인 엘크 67마리 가운데 2마리가 구제역 의심증상을 보여 살처분이 시작됐다. 그러나 2마리가 2m 담장을 뛰어넘어 달아났고 당국은 50여명을 투입해 긴급 포획 작전에 나섰다. 이 사슴들은 탈출 15시간 만인 19일 오전 9시 20분쯤 농장에서 500여m 떨어진 밭에서 발견된 뒤 사살됐다.



출처 : 서울신문 2011년 1월 19일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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