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뉴스 게시판

홈 > 게시판 > 축산뉴스 게시판
<초점>한우등급판정제도 개선, 무엇이 문제인가
작성자 이영혜 등록일 2015.10.23 조회 1,565

고급육 체계 영향…한우산업 직격탄 우려

한우등급판정제도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소고기에 함유된 근내지방(마블링)이 인체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지적이 있으면서 현행 등급제 자체를 손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형성되기에 이르렀고, 등급판정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도 ‘소 도체 등급판정기준 발전방안 전문가 협의회’를 통해 현행 제도를 개선ㆍ보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우업계가 술렁이는 것은 당연한 일. 농가들은 “등급제를 바꾸는 것은 그 동안 일궈온 한우산업을 통째로 뒤엎는 일”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우 등급제 개선에 따른 업계 반응과 예상되는 점 등을 정리해보았다.
 
마블링, 외국서도 등급판정 주요지표로 활용
농가들 “정부정책 따라왔는데…” 일제히 반발
등급제 점검은 공감…축평원 향후 움직임 주목
 
◆한우 등급판정제 어떻게 운영되나
한우 등급판정제도는 지난 1992년부터 축산물 시장 개방 확대에 따른 품질 차별화와 유통구조 개선, 가축개량 촉진을 위해 도입되었으며 육질과 육량으로 구분하여 각각 1++, 1+, 1, 2, 3의 5개 등급과 A, B, C의 3개 등급으로 결정된다.
육질등급은 근내지방도, 육색, 지방색, 조직감, 성숙도에 따라, 육량등급은 도체중량, 배최장근 단면적 등지방 두께 등에 따라 평가된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그동안 등급판정제도를 통해 국내산 쇠고기의 품질 차별화로 수입 쇠고기에 대한 경쟁력 제고 및 유통인ㆍ소비자에게 거래지표 기능을 제공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마블링 위주의 판정기준으로 인한 과다한 곡물사료 급여 및 국민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등의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등급판정 운영 제도는
해외 주요 축산강국들도 마블링을 주요 등급 판정 중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
우선 캐나다의 경우 우리나라와 판정 항목이 똑같다. 마블링이 많은 와규(和牛)로 유명한 일본은 판정 항목에 성숙도가 빠져있는 점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와 거의 유사하다.
미국은 판정 항목에 지방색이 빠져있고, 호주의 경우는 우리나라의 지방색, 조직감 대신 pH(수소이온농도지수)를 평가한다.
비중이 우리나라에서 높을 뿐, 전 세계적으로도 마블링을 등급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쇠고기 등급을 숫자가 아닌 ‘Prime’, ‘Choice’, ‘Select’, ‘Standard’, ‘Commercial’ 등의 이름으로 표시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이처럼 객관적인 표시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우농가 “섣부른 손질 안돼”…등급제 개선 반대
마블링이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지적되고 등급제 개선 움직임이 일자 농가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지금까지 정부가 농가에 장려금까지 지급하면서 등급제를 따르도록 독려해왔고 농가들은 그 시스템 안에서 현행 등급기준에 맞는 사육 시스템을 구축해놓았는데 등급제도를 하루아침에 바꿔버리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마블링 높은 쇠고기가 건강에 나쁘다는 주장도 과장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전국한우협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한국인의 1인당 연간 쇠고기 소비량은 10.3kg으로 하루 평균 28g 정도이다. 이를 전부 1++한우로 먹는다고 계산하더라도 총 지방 섭취량은 5.3g에 그쳐 1일 지방 공급량(79.6g)의 6.7%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농가들은 “일부 목소리 큰 사람의 일방적인 주장에 의해 한우산업이 흔들리고 있다”며 “섣부른 등급제 개선은 있어선 안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계ㆍ연구계도 ‘우려의 목소리’
증체가 잘되고 근내지방이 많아질 수 있도록 개량 및 사양관리 연구를 해왔던 학계와 연구계도 등급제 개선에 우려의 목소리를 함께 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권응기 한우연구소장은 “FTA에 대비해 품질 고급화에 열을 올려야 할 시점에 등급제 개선을 논하는 것은 한우산업을 통째로 흔드는 일”이라고 지적하며 “명칭을 바꾸는 식으로 등급제 개선이 이뤄진다면 모를까 큰 틀이 바뀌어버리면 한우산업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권응기 소장은 “한우 등급제는 농가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서서히 바뀌어야 하며 등급제 보완은 하되 큰 틀을 흔들어서는 절대 안된다”고 강조했다.
 
◆등급제 개선 구체적 방향 제시돼야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은 ‘과연 등급제를 어떻게 바꾸느냐’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소 도체 등급판정기준 발전방안 전문가 협의회’를 운영 중에 있으며, 등급기준 개정시 종축개량, 사료 및 사양관리 등과 연계하여 검토하되 농가의 생산비 절감 및 소비자의 선택권 강화 등을 우선 고려하겠다는 입장까지만 밝힌 상태다.
하지만 현행 등급제가 마치 1++등급은 고급육, 3등급은 저급육인 것처럼 소비자들에게 비춰질 수 있어 등급제를 점검할 필요는 있다고 업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한우협회 관계자는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등급제를 개선한다는 얘기가 나온 이후 농가들의 우려섞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협회에서도 향후 개선 방안에 대해 예의주시한 후 업계가 피해보는 일이 없도록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형기자2015.10.21 11:39:34
이전글정부 도축장려 정책, 소값 추가상승 막았지만
다음글송아지 값 고공행진…500만원대 등장

목록보기

게시판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