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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매초과 보리 팔길없어 속타요”
작성자 이준형 등록일 2005.06.24 조회 2,557


긴급르포 - 전남북 보리수매 현장

“기쁨보다 걱정이 큽니다. 생산 전량이나마 수매해줬으면 합니다.” 21일, 전남 보성군지역에서 올해산 첫 건조 보리 수매에 들어간 득량면 득량농협 예당창고 앞. 텅 비어있던 창고 앞마당은 아침 7시가 채 되기도 전에 농가들이 싣고 나온 보리 포대로 가득찼다. 예전 같으면 목돈을 손에 쥘 수 있다는 생각에 얼굴에 함박 웃음이 피었을테지만 수매현장에서 더이상 웃음꽃은 찾기 힘들어 보였다.

농민들은 농산물시장 개방 확대 및 수입쌀 시판 등으로 벼농사 의욕이 꺾인 데다 작황 호조로 보리 생산량은 늘었지만 수매 약정량 초과물량의 마땅한 판로가 없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맥주보리 15가마(40㎏들이)를 소형 트럭에 싣고 나온 김형석씨(59·보성군 득량면 예당리)는 “오늘 수매한 물량은 600평 수확량으로 모두 2등급 판정을 받아 56만원을 받았다”면서 “600평 생산비로 30만원이 들어가 6개월 이상 농사지어 도시에서 5일 막노동한 품삯에도 미치지 못하는 26만원의 소득을 올렸다”며 더이상 농사를 못짓겠다고 한탄했다.

6,000평의 보리를 재배하고 있는 예당리 7구 영농회장 송성용씨(50)는 “300평당 보리 수확량은 10가마 안팎이지만 수매 약정은 5~6가마 기준으로 이뤄져 생산량이 약정량을 초과할 수밖에 없는 실정으로 수매약정물량의 상향조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수매 초과물량에 대해서는 쌀 소득직불제와 유사한 제도를 도입, 상인이나 사료공장 등에 헐값 판매에 따른 손실분을 보전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성복 득량농협 조합장은 “쌀보리의 경우 그나마 인근의 보리가공업체에 수매가보다 1만원 이상 낮은 값에 판매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지만 맥주보리는 현재 판로가 전혀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전북지역의 경우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보리수매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전북도가 3,000원, 시·군이 2,000원을 보전해 잉여보리를 전량 수매해줬지만 올해는 전북도가 추가수매 계획이 전혀 없다고 못을 박고 있는 상황이어서 농민단체와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귀열 전국농민회 전북도연맹 사무처장은 “뚜렷한 소득작목이 없는 전북지역의 경우 올해 보리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벌써부터 나왔지만 전북도는 아무런 대안 없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농민회와 한농연 등 농민단체들은 보리수매가 끝나는 이달 말 이후 잉여보리의 처리방안을 구체적으로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출처 : 농민신문 2005년 6월 24일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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